새벽에 일어나 어머니를 데려다 드리고 어묵국물에 넣을 청양고추와 어묵을 구매했다. 전날 어묵 포장용기가 준비되지 않아 손님을 놓쳤기에 포장용기도 구매했다.
새벽장을 보느라 다섯시간 정도의 시간 밖에 자지 못해서 장을 끝내고 한 숨 붙이려고 했다. 돌아오니 생각보다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이것저것 준비하다 보니 오픈 시간이 다가와서 일터로 향했다.
일터로 향하자마자 붕어빵 기계를 입지가 횡단보도 쪽으로 옮겼다. 전에 있던 자리는 건물에 가려 내 가게가 보이지 않아서다. 확실히 자리의 효과는 굉장했다.
오픈이래 제일 바쁜날이 이어졌다.
붕어는 굽자마자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고, 의자에 한번 앉아 볼 겨를 없이 하루종일 굽기만 했다. 오전 11시 30분 부에 시작해 5:30분이 지나자 재료가 소진됐다. 이렇게 많이 팔아 본 적이 없어서 재료를 조금만 받았기 때문이다. 아쉬운 점은 밀가루는 많이 남았지만, 속에 넣을 앙꼬가 부족해 더이상 팔수가 없었다.
결론적론 전날 보다 많이 팔지 못했다. 시간도 너무 빨리 끝나서 오댕 8개를 2천원에 떨이로 팔고 장사를 접기로 했다.
일이 잘 풀리나 싶었지만, 출근 하자마자 천냥마트 사장님한테 욕을 얻어 먹었다. 자리이동이 문제였다.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풀빵장사하는 아줌마한테 도리가 아니지 않냐면서 이야기 하셨다. 그리고 가게 앞에서 붕어빵을 한다고 했다면 허락 안해줬을거라는 말도 하셨다.
쩝-
노점자체가 불법이라 뭐라 할 말이 없지만, 하루종일 기분이 편치 않았다. 크게 잘 못한것도 없지만 내일 음료수라도 하나 사드리면서 사과드려야 겠다. 매일 얼굴 볼 사이인데 불편한 관계를 만들면 불이익이 뻔하니 굽히고 들어가야 겠다. 주말을 이용해서 괜찮은 자리가 있는지 수시로 알아봐야 겠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왠 할아버지가 오시더니 자기는 분식집 운영하는 사람인데 오뎅값을 그리 싸게 받으면되냐고 항의를 했다. 자기들은 세금도내고 해야하는데 그렇게 받아버리면 경쟁이 되겠냐고 오뎅값을 안내리면 민원 넣을거라고 협박을 받았다.
오뎅값을 올리기로 합의를 봤다.
구멍가게 만한 노점하나 운영 하는데 이래저래 일들이 많이 생긴다. 뭐라 말하기도 그런것이 역시나 불법은 불법이니깐 항의도 할수없는 노릇이다.
보름정도는 경영해보고 인건비가 안 나오겠다 싶으면 자리를 이동 해봐야겠다.
다음 날
오늘 첫 화상을 입었다. 어리버리하게 당한 상처라 어이가 없다
붕어빵을 굽는 중 목 장갑과 소매경계 사이에 살을 붕어빵틀 데었다. 앞으로 조심 또 조심해야겠다.
막 4일차에 접어 들었지만 자리 텃새가 심하다. 동사무소에서 민원이 들어와 자리좀 치워달라고 했다. 내일도 또 옮겨야 할 것 같다. 낙동강 오리알 신세는 여전하지만 예상했던 문제라 크게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혹시나 붕어빵을 시작하려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리를 먼저 찾고 시작하는 것이 현명하다.
처음 자리 문제로 시비가 들어왔을때는 하루종일 기분이 별로였는데, 매일 듣다보니 이것도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그러려니 하게됐다. 오후 1시부터 장사를 개시해서 8시에 들어왔는데 13만원 조금 못되게 팔았다.
9시까지 할려고 했으나, 발에 동상 걸릴지경이라 차에들어가 히터 들고 몸을 좀 녹였고 그렇게 언 몸을 30분 동안 녹인다음에 가게정리를 했다.
오뎅값을 500원으로 올리니 생각보다 이익에 별 차이가 없다. 오뎅 순익은 일 6~7천원 정도되는 것 같다 25개를 팔아야 그정도 남으니, 사실 오뎅은 귀찮기도하고 이제 국물거리들을 전부 소비하고나면 하지말까?는 고민이 들기도 한다. 들어가는 비용과 노동력에 비해 마진이 별로없다.
추울때 사람들이 오뎅을 많이 먹을 것 같은 일반적인 사고를 했지만, 사람들은 추우면 밖에서 뭘 안 사먹는다.
붕어빵 굽는 일도 무척 고된다. 구워 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 생산직과 비슷하다. 하루종일 서서 쉬지도 못하고 틀을 굴려야 하기 때문인데, 오늘따라 날이 추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밀가루가 잘 안나와서 무리하게 힘을주다가 소스통이 터져서 아까운 밀가루를 두번이나 버려야 했다. 붕어빵틀 화력도 별로인지라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것 같다.
중간에 붕어빵 아저씨께 전화해서 붕어빵틀을 바꿔 달라고 말했다. 불이 고르지 못해서 의도와 다르게 붕어가 너무 안굽혀서 고생이라 교체를 해달라 했다. 새로 오게될 붕어빵틀이 잘 됐으면 좋겠다.
마음 같아선 10시부터 시작해서 9시까지 일을 하고 싶지만 밖이 너무 추워서 체력이 좋은 편인 나도 오랫동안 서있기가 힘이든다.
마감 후 집에 도착해 진한 커피를 한 잔 먹는다. 이거라도 안마시면 보일러 물 데필때까지 기다리가 잠이 들 것 같아서 말이다.
거의 녹다운이다. 11시에 잠을 자면 새벽 3~4시경에 일어나게 된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을 깊게 못자는 것 같다. 설레여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 도통 알수가 없다. 얼른 적응이되서 푹 자기를 소망해봅니다.
하루 매출은 10~12만원 정도 평균치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많이파는데도 10만원 겨우 넘기는 편이다. 1000원 짜리 장사는 엄청 빡센 것 같다. 붕어빵 한틀에 20개가 나오는데, 5개 1000원이면 마진이 40프로 정도되는 것 같다. 정확한 통계치는 2주는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장사를 해보니 천원짜리 장사보다는 5천원짜리 밥장사가 당연한 이야기지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초기비용이 많이 들어가겠지만 현재 경험이 나중에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고 내일도 힘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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