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이 잡혔다. 일주일 중 일요일 하루 쉬고 가게는 오전 11시에 오픈을 시작해 보통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장사를 한다. 일주일정도 운영을 해보니 자리잡은 동네는 8시 정도면 사람이 끊킨다. 그래서 저녁 8시를 마감시간으로 잡았다.
더 괜찮은 자리를 찾기 위해 8일중 6일은 일은 자리를 옮겨봤다. 손님들이 왜 자꾸 옮겨다니냐고 물었지만 딱히 반박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는다.
붕어빵장사를 시작하면서 인터넷을 통해 노점상 운영 후기를 읽어봤다. 단속과 주변상인들과의 마찰등 대부분 자리문제 때문에 많은 분쟁이 일어나는 모습을 봤다.
당시만해도 이런 문제들이 '나'는 피해갈 줄 알았는데, 오픈 첫 날부터 바로 마찰을 생겼다. 만약 후기를 보고 붕어빵장사를 선뜻 시작하려는 분들은 이 부분은 해결하고 시작했으면 한다. 예측 가능했던 문제들이 본인만 피해간다는 생각은 버리고, 대응책을 세워서 시작을 하는것이 현명하다.
처음시작 할때만 해도 앞에 풀빵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나는 맞은편에서 붕어빵을 팔기로 했고, 붕어빵 맛은 다 거기서 거기인지라 앙꼬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밀가루는 적게 사용하고 앙꼬를 많이 채워 붕어를 구우면 팥이 터질정도로 넣었다.
결국에 입소문을 타면서 아주머니들이 붕어빵은 이집이 제일 맛있다는 칭찬을 하기도 했다.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손님을 모으기 위해 복장을 더 멋지게 꾸미고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에 충실하는 것, 오픈을 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몰려드는 손님에 바빠만 졌다. 하루 매출은 13만원 정도가 나왔고 여기서 재료비를 빼는 마진은 약 50프로 정도다. 재료비가 많이 비싸다. 천 원짜리 장사가 이렇게 힘든지 몰랐다. 하루종일 서서 붕어를 굽기 시작하면 화장실은 커녕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기도 힘들다.
하루에600~700마리는 넘게 굽는 것 같다.
마치 생산직 직원이다. 다만 주도적이기 때문에 내 장사는 즐겁다. 굽는 족족 팔려나가는 붕어빵에 손목이 아플 지경이다.
장사가 잘돼서 문제가 생겼다. 순조로울 것 만 같았던 일도 주변 분식점 아저씨의 항의로 어느정도 타협을 봐야만 했다.
어묵을 팔지말아 달라 그러면 신고를 안하겠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자기네들은 어묵을 팔아 하루 벌어먹고 사는데 가게 맞은편에서 팔아버리면 우리는 어떻게 사냐고 손님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고 이야기 했다. 첫날에 이야기 할 때는 어묵가격을 바꾸라고 해서 바꿨지만 다시 찾아와선 어묵을 팔지 말라고 으름장을 놨다.
내 생각엔 할아버지 성격이 조금 지X같아서 손님들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은데 그걸 잘모르시는 것 같다. 나도 사람인지라 스스로 노점을 운영하면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보다 이점이 있다는 것은 알고있다. 다만 좋게 이야기하면 알아듣는데, 이야기를 하는 내내 담배를 피우고 연기를 내쪽으로 내 뱉는다.
감정이 상해 한 번은 싫다고 버텼는데, 성난 얼굴로 어디를 가시더니 지금 신고하고 간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이에질세라 그럼 나도 위생과에 신고한다고 맞불을 놨다.
감정싸움이 번져 첫 날은 그렇게 넘어 갔다. 집에 와서 감정을 추스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봤다. 사실 어묵이 돈이 된다면야 계속하겠지만 하루에 순익이 만원이 될까 말까인데, 준비해야 될 것들이 많다.
매일 국물거리들을 준비해야하고, 설거지도 많고 음식물 쓰레기도 치워야하고 이래저래 손이 많이간다. 월 순익을 따져 10만원이 체 못 미친다. 노동비 등을 시간으로 따졌을때는 안 하더라도 손해가 없고, 차라리 안하는게 나을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든다.
다음날 남은 어묵을 들고 분식점으로 찾아갔다.
앞으로 어묵을 안 파는 조건으로 이미 구매한 어묵을 사가라고 말했다. 그게 안되면 남은 어묵을 팔기 전 까지는 팔아야 한다고 말했다. 할아버지는 수긍했고, 2만원에 남은 어묵봉지 8개를 팔고 마무리 했다. 기분은 상했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이다.
어묵을 보시더니 어묵 품질이 별로라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시는데, 짜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묵 제품 중에서 단가가 높은 제품을 선택했는데, 괜히 트집 잡는다.
이제부터는 붕어만 팔아야 한다. 붕어굽기가 정말 힘들다. 팔목 아프고 목과 어깨도 아프다. 아주머니 들이 붕어빵 장사를 하는 것을 보곤 쉽게 생각했는데, 젊은 사람도 하기가 힘들 정도다.
8시간 동안 한번도 쉬지 못하고 밥 먹을 생각도 없이 붕어빵만 계속 굽기만 했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 재료가 소진 되면서다팔렸기에 마무리를 지을 수 있었다. 집에 오는 길에 맥주와 닭강정 구매해서 늦은 식사겸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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