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5 7회 PCT 트레킹 미국여행 (영화 와일드) 4,300km 산넘어 산 거의 반쯤 초주검이 된 채 잔디 위에 누웠다. K 측에서 언성이 조금씩 높아지는 것이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요지는 PD 님과 카메라 감독님 사이에서 의견 충돌이 생겼다. 산에 들어가면 3~4일 이상은 걸어야 하는데, 답사는 몇번 왔지만 실제로 걷는 것은 첨인지라 이것저것 챙겨 온 불필요한 장비와 큰 카메라 현지 포터 또한 없어서 출연자도 촬영팀의 짐을 짊어지게 되는 막무가내 운행에 감독님은 짜증이 났던 것이다. 시작한 지 며칠 지났다고 보급팀과의 문제로 물이 부족해 모두 위험한 상황이었는데 그 상황에서 촬영을 강행했던 것이라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 PD님이 연배가 있어 최대한 자제하면서 의견을 피력하는 중이라 고성이 오가지는 않았지만 감정의 골이 상했나 보다, 옆에서 멀뚱멀뚱 지켜.. 2020. 5. 29. 6회 PCT 트레킹 미국여행 (영화 와일드) 4,300km 목마르다 탈수! 귀에 이어폰을 걸고 걷는 중 뒤에서 인기척이 나서 돌아봤다. 패션감각이 별로인 듯한 백발의 노 하이커가 인상 좋은 모습을 풍겼다. 딱 봐도 초보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보였는데, 작년에 아팔란치아 트레일을 완주했다는 이야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AT: 대략 3,400KM) 자랑스럽게 백팩 뒤에 붙어있는 아팔란치아 패치를 보여줬다. 장거리 하이킹을 완주한 것 치고는 배낭이 굉장히 무거워 보였다. 특이한 것은 우산이다. 비도 오지 않는데, 왜 우산을 들고 다니는지 의문이다. K팀은 아팔란치아 트레일을 종주했다 말에 부랴부랴 인터뷰를 하기위해 카메라를 꺼냈다. 촬영 때문에 엄청 힘들었다. 보다시피 그늘 한 점 없는 곳에서 1시 간에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열 번도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만 했다. 그럴 때마.. 2020. 5. 16. 5회 PCT 트레킹 미국여행 (영화 와일드) 4,300km 아임 파인 땡큐! 바뀐 잠자리 덕분인지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 한참을 뒤척이고 움직여서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다. 잠이 들기가 무섭게 눈이 떠졌다. 어두컴컴했던 하늘은 맑게 걷히고 아침 햇살은 텐트 위를 비추고 있었다. 찌뿌둥하고 뻐근한 몸과 금세 알이 베긴 몸을 부여잡고 텐트 밖으로 나왔다. 평소 운동을 안 하기는 했나 보다 세 시간 정도를 걷고 이렇게 온몸에 알이 배긴 것을 보니 앞으로의 PCT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텐트 밖으로 나와 해가 중천에 떴지만 여전히 주무시고 있는 감독님과 피디님을 깨웠다. '이거 뭔가 바뀐 듯한...' 기분이 잠깐 들지만 몇개월간 같이 이동하려면 길게 생각해야 한다. 텐트를 설치한 곳이 텐트 사이트가 아닌 트레킹 코스 옆 사이로 난 공간에 대충 쳐서 경사가 져있고 땅이 평평하지 .. 2020. 5. 15. 4회 PCT 트레킹 미국여행 (영화 와일드) 4300km 장거리 하이킹 서막의 시작! 미국과 멕시코 국경 경계선인 CAMPO에 도착하자, 촬영이 시작됐다. 이미 몇 번 해본 터라 곧 잘하는데, 뭔가를 느낄 시간도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하니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 처음부터 드는 생각이지만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은 남들과 같이 동행해서는 자기자신에게 집중하기 힘들다.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여행을 할 것 같다. 다행인 점은 3주 정도만 지나면 K팀과 헤어져 혼자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이 놓인다. 장거리 걷기 여행인만큼 페이스 조절이 중요한데, 동행하면서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캠포에 도착할 당시 혼자가 아니었는데, 먼저 도착한 댄과 브라운이라는 친구들이 보였다. 그들의 얼굴은 매우 상기되어 보였고, 벌써 꽤나 시간을 허비한 듯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상기된 얼굴은 긴장이라던지.. 2020. 5. 14. 1회 프롤로그-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 영화 와일드 기다리고 기다리던 출발이 다가왔다. 그간 PCT를 가기위해 멀미나는 여객선에서 얼마나 많은 커피와 과자를 팔며 술이 취한 진상들을 상대했던가? 진상들은 그래도 괜찮았다. 그냥 그들의 요구대로 기분은 상하더라도 조금 들어주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다만 주객들은 정말 노답이다. 주문을 하노라 입을 벌릴때면 입안에서 숙성된 알코올의 향기가 내 코끝을 자극했고, 그럴때마다 헛 구역질이 나 죽을 것만 같았다. 갖은 고생을 하며 거의 8개월간 크루즈 안 조그만 매점에서 커피를 팔았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이야기를 하면서 무슨 '알바' 이야기를 하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돈을 모으는 과정도 여행의 일부라 필자는 생각한다. 당시 투잡을 했는데, 두 번째로 한 일은 태국 맛사지 가게에서 일을했다. 어떤 일이냐고 묻는.. 2020. 5. 6. 이전 1 다음